one night carnival / 초로컬 친목질 블로그.
by joydvzon
초콜릿 개나 줘라

“초콜릿? 개나 줘버려.”

어릴 때부터 초콜릿을 좋아했다. 내 기억에 처음으로 먹었던 검은 종이 포장의 초콜릿은 50원이었다. 어느 날 동네 구멍가게에서 거의 매일 즐겨 먹던 그게 두 배의 가격으로 뛰었을 때 나는 태어나서 처음으로 인플레이션이라는 것의 위력을 느꼈다. 보이스카우트가 되고 잼버리를 갔을 때 체력 회복에 초콜릿이 최고라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언제나 힘들 때 초콜릿을 상시 복용하게 됐고 중학교에 들어간 후 신비로운 경험을 하게 됐다. 어떻게 이성에게 접근해야 할 지 전혀 사전 지식과 노하우가 없던 내가 그저 가방 안에 들어있던 초콜릿을 건네는 것만으로 친절한 웃음을 얻어내는 데 성공했을 때 그 시커먼 음식에 얼마나 감사했던 지를 자연수로 표현할 길은 없을 것이다. 초콜릿은 한 마디로 커뮤니케이션 센터였다. 통성명을 하고 싶은 여자에게 건넬 수 있는 가장 쉬운 화두였고 사랑하고 싶은 여자에게 보낼 수 있는 최고의 고백이었다. 사과를 하고 싶은 여자에게 줄 수 있는 최고의 사죄였고 알콜이 채워주지 못하는 부분을 채워주는 합법적인 최음제였다. 별로 친하지 않은 여자에게 선물해 가까워질 수 있었고 더 가까워지고 싶은 여자에게 던질 수 있는 필살의 일격이었다. 수많은 와인과 초콜릿의 세월을 보낸 후 갑자기 오래 사귄 여자 친구와 헤어지고 나니 이제 무매력의 결혼적령기 이후 남성이 되어 있었다. 새롭게 연애의 마운드에 들어설 투수 치고는 너무 나이가 들어버렸다는 느낌이었다. 그래서 새로운 변화구를 연마했다. 여자들과의 커뮤니케이션 센터, 초콜릿을 만드는 작업이다. 쉽지 않은 작업이었다. 카카오를 대충 녹여서 틀에만 넣으면 되는 줄 알았더니 템퍼링이니 몰딩이니 태어나서 처음 듣는 용어들이 필요한 작업이었다. 온도계며 스케일이며 사야 할 장비마저 엄청났다. 초콜릿 학원에 다니겠다고 하니 친구들은 ‘결국 니가 게이의 길에 들어서는구나’ 잘 알지도 못하면서 논평을 날리기도 했다. 어쨌든 몇 달만에 남 줘서 욕 먹지 않을 수준의 초콜릿을 만드는 데 성공할 때 쯤 새로운 여자 친구가 생겼다. 그냥 히스토리 속의 한 명으로 끝날 것인가 혹은 좀 더 미래를 공유할 수 있을 것인가를 가늠할 수 있는 중요한 모멘텀, 여자친구의 첫 생일에 나는 그동안 보여주지 않았던 나의 기술을 발휘했다. 다크 초콜릿 트러플, 아망드 카라멜리제 오 쇼콜라, 가나슈 오 레... 학원 친구들의 적극적인 도움을 받아 결국 온갖 초콜릿들을 완성했고 정성스럽게 패키징한 상자를 여자친구에게 건넸다. 여자친구는 상자를 풀어보더니 한 마디를 던졌다. “초콜릿이네?” 나는 자랑스럽게 말했다. “내가 만든 거야.” 여자친구는 억지인 것이 분명한 웃음을 던지고 데킬라를 원샷했다. 두 시간이 지나고 취해버린 여자친구는 갑자기 외쳤다. “초콜릿? 개나 줘버려!” 여자친구는 ‘초콜릿을 싫어하는 여자’였다. 맙소사, 그런 물체가 존재할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했다. 물론 ‘초콜릿을 싫어하는 여자’가 존재하겠지만 그런 여자를 만날 확률은 ‘잉글리시 프리미어 리그를 매일 시청하며 피자와 녹색 병 맥주를 밤새도록 마시는 8등신 고소득 크리스천 미녀’를 만날 확률과 비슷하다. 그래도 너무하다. 개나 줘버리라니. 참고로 진짜로 개에게 초콜릿을 줘선 안 된다. 개는 초콜릿의 성분인 테오브로민 분해 능력이 떨어진다. 초콜릿을 먹은 개는 죽는다. 개나 줘버리라니. 초콜릿을 만든 나도 울고 우리 집 강아지 금동이도 울 일이다. 어쨌든 나의 필살기는 주효하지 못한 정도가 아니라 아예 결점이 되어 버렸고 그날의 해프닝 이후로 나는 초콜릿을 만들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 그러나 사람의 일은 모르는 법이다. 우리는 결국 결혼을 했다. 초콜릿이 없어도 커뮤니케이션이 잘 되었기 때문이다. 아니, 초콜릿이 맡을 부분을 다른 방법으로 채우기 위해 노력한 결과였을 지도 모른다. 초콜릿을 싫어하는 여자가 존재한다는 사실도 몰랐는데 초콜릿을 싫어하는 여자와 결혼을 하고 나니 진실로 행복한 부분이 많다. 초콜릿을 혐오하는 이 여성은 평생 발렌타인 데이를 챙기거나 기억한 적이 없다. 당연히 나 역시 화이트 데이를 챙길 필요가 없게 되는 행복한 테크 트리가 형성된다. 최근 뜨고 있는 청담동 레스토랑에서 디저트로 초콜릿이 나오면 나는 행복하게도 2인분을 전혀 눈치 보지 않고 먹을 수 있게 된다. 값은 비싸지만 혼자 먹기에도 양이 적은 72% 카카오 함량의 원통 초콜릿을 안 빼앗기고 나 혼자 다 먹을 수 있다. 초콜릿을 싫어하는 여자와 결혼한 덕분에 초콜릿을 좋아하는 나는 이렇게 행복하다. 

-조원희 VOGUE 2009년 2월호


by joydvzon | 2012/02/12 01:30 | job談 | 트랙백 | 덧글(0)
9월 10/11/12일 죽이고 싶은 상영관

이번주말, 9월 10,11,12일 '죽이고 싶은'의 상영관입니다.
이번주말에서 다음주 수요일까지가 '죽이고 싶은'을 극장에서 보실 수 있는 마지막 기회가 될 것 같습니다. ㅠㅠ
그리고 상영회차가 많지 않으니 꼭 확인하고 관람하시는 걸 권장합니다. ^^

서울
씨너스은평 (디지털4K입니다. 하루 3번 상영)
9:30 13:15 21:50
롯데시네마 건대입구 - 하루 1~2회밖에 상영하지 않으니 시간표를 미리 찾아보셔야 합니다.

경기
롯데시네마 -용인 21:20, 23:10 2회만 상영합니다.
롯데시네마 -부평 12:20 1회만 상영합니다.

부산/경남
롯데시네마 -서면 금요일까지만 상영합니다. 하루 2회.
롯데시네마 - 부산대 하루 2회
창원 씨너스 경남대 (디지털4K로 하루 4회 상영합니다)
롯데시네마 진주 토/일요일 상영하지 않습니다. 그나마 심야 하루 1회.
롯데시네마 통영 - 금요일까지 상영합니다.

대구/경북
롯데시네마 -대구 2회 상영
롯데시네마 동성로 금요일까지 상영
롯데시네마 구미 토일요일 상영 없음
MMC 만경관 - 풀타임 상영

강원
씨너스 원주 - 4회 상영

목포
롯데시네마 목포 - 금요일까지 상영

제주
씨너스 제주 - 3회 상영

그동안 극장에서 '죽이고 싶은'을 관람해 주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IPTV, 케이블TV 등의 2차판권시장에서 만나뵙겠습니다. ^^

by joydvzon | 2010/09/09 14:02 | 트랙백(1) | 덧글(2)
이번 주말 '죽이고 싶은'의 상영관
9월 4/5일 '죽이고 싶은'의 주요 상영관들입니다.

서울지역

프리머스- 장안, 아리랑 시네센터, 서울극장,
CGV- 강동, 프라임신도림, ,
롯데시네마- 강동, 롯데월드, 신림, 건대입구, 노원, 청량리, 누리꿈, 피카디리,
메가박스 - 동대문, 목동, 신촌  
씨너스 은평

경기지역

프리머스 - 광명, 김포, 부천소풍, 안산메가넥스, 평촌, 오산, 평택
MMC 부천
메가박스 - 수원, 영통
시흥 월드시네마8,
CGV 안산(신), 평촌,부평, 북수원, 안양, 죽전, 인천
롯데시네마 - 용인, 라페스타(일산), 병점, 센트럴락(안산), 안산, 안양, 부평, 부평역사, 인천, 인천연수
THC9 - 의정부
씨너스 연수, 평택

부산경남지역

CGV 대연, 아시아드,
롯데시네마 - 부산대, 부산, 서면, 센텀
프리머스 - 덕천, 해운대(신), 화명
씨너스 - 부산대

롯데시네마 - 마산, 진주, 통영
메가박스 창원
씨너스- 경남대
CGV울산
롯데 울산

대구경북

CGV 구미, 롯데 구미, 메가라인 구미
MMC 만경관, 롯데 칠곡
CGV북포항, 롯데 포항MBC
CGV 대구, 롯데- 대구, 동성로, 성서, 율하, 메가박스 대구
씨너스 칠곡, 한일

대전충청강원
대전 CGV 둔산, 롯데- 대전가오, 대전, 씨너스-대전
서산 씨앤비

천안 씨너스천안 (야우리 할지도 모름)

청주 롯데청주 CGV청주(북문) 프리머스청주

춘천CGV춘천
원주 롯데남원주 씨너스원주

전라광주제주

광주 씨너스 전대 상무 하남 메가박스광주
목포 롯데 목포
순천 프리머스 순천 롯데 순천
전주 롯데 전주 씨너스 송천
여수 프리머스 여수
제주 씨너스 제주

이상입니다. ^^
by joydvzon | 2010/09/03 18:10 | 트랙백 | 덧글(7)
"죽이고 싶은" 개봉합니다.
2010년 8월 26일. 불초 소생의 영화 "죽이고 싶은"이 개봉합니다.

천호진, 유해진 주연
조원희, 김상화 감독

지난해 찍은 바로 그 영화입니다.
그동안 기다려 주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by joydvzon | 2010/08/02 13:01 | 감독일지 | 트랙백 | 덧글(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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땡유. ㅋㅋ 언제 얼굴 좀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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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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